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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7-04-25)'작은 정부론' 공방 부른 3% 퇴출
글쓴이: 날짜: 2014.11.19 14:58:05 조회:939 추천:0 글쓴이IP:112.187.21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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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작은 정부론’ 공방 부른 3% 퇴출 


2007 04/03 뉴스메이커 718호 


전국 자치단체로 빠르게 확산… “작은 정부보다 효율적 정부를” 비판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기한 ‘서울시의 3% 퇴출 의무화’로 또 다시 ‘작은 정부론’에 대한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부패·무능공무원 강제퇴출의 원안자인 박맹우 울산시장이 이 안을 제기할 당시는 조그만 불씨였다. 이를 오세훈 시장이 이어받으면서 태산을 태울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작은 정부론’은 이념의 좌표 설정기준이 되기도 하는 정체성의 핵심적 사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개혁 차원에서 ‘작은 정부’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시의 ‘공무원 3% 퇴출제’가 부산과 경기 성남·과천시 등 전국 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시는 앞으로 3년 동안 총액인건비를 4%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총액인건비의 4%는 공무원 수로 환산하면 약 570명(3.8%). 경기 성남시는 이날 ‘공무원인사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최하위 10%의 공무원을 퇴출시키기로 했다. 

경기 성남시는 ‘10% 퇴출’ 방침 

‘공무원 퇴출’은 다른 말로 하면 정부부문의 구조조정이다. 비록 지방정부 차원이지만 자생적 구조조정의 노력을 보이는 것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부문의 구조조정은 철학적으로 ‘작은 정부론’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 근거에 의해 ‘공무원 퇴출’이 나왔다면 ‘작은 정부’의 의미는 ‘강한 시장’과 동일한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그의 리더십 모델을 ‘대처리즘’에 두고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것도 그같은 근거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만 공공조직의 구조조정을 위해 그 방법과 절차의 문제에 앞서 빠뜨려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는 게 행정학계의 일반론이다. 국정·시정철학과 신념에 관한 문제라는 얘기이다. ‘작은 정부’의 의미는 단순히 공무원 규모 축소를 뜻하는 게 아니다. 민간부문에 대한 개입 축소와 규제 완화를 통해 공공조직의 비능률과 비효율을 개선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 충실한다면 업무의 민영화 혹은 기구조정, 하부관청으로의 권한 위임 등 기능중심적 구조조정을 병행할 때, 그리고 기업마이드를 투영할 때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정치평론가 황태순씨는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능 재분배 없는 공무원 퇴출이 과연 시민서비스 개선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잘못하면 공포행정이나 공포정치로 비춰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공공기능의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한 정치학자는 “IMF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 때 목표량에 맞춰 획일적 규모로 구조조정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0년 당시 국회의원 숫자도 299명에서 276명으로 ‘10% 균등축소‘했다. 그러나 불과 4년 뒤에 다시 원래대로 정원을 늘렸다. 결국 국회의원들 스스로 기회주의적이고 인기영합주의적 행태를 보여준 꼴이 되고 말았다. 그는 그같은 행태를 “수평주의자(Leveller)적 사고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레버러’란 크고 작은 책이 꽂혀 있는 책꽂이를 같은 규격이 되도록 맞추고 나머지 부분을 잘라낸다는 심리학 용어다. 마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사람의 키를 침대의 크기에 맞추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나 행정자치부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노 대통령은 3월 22일 “작은 정부가 좋은 정부지만 공무원들을 내내 불안에 떨게 만드는 게 좋은 정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무원퇴출제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무조건 작은 정부라 해서 구조조정을 능사로 삼지 않는 문화를 정부 또는 우리 국민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인구에 비해 공무원 숫자가 적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작은 정부’가 아니라 ‘효율적 정부’를 주장해왔다. 노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공약하지 않는다”며 “할 일을 하는 효율적인 정부를 추구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효율성적표는 자랑할 만한 게 되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수는 4만8000여 명이 늘었다. 공무원 인건비도 5조 원이나 불어났다. 지난해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한국 정부의 행정효율은 전년 31위에서 47위로 추락했다. 몸집만 불리고 효율성은 떨어진 것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노 대통령이 관벌에 패배한 결과”라고 규정하고 “효율적 정부로 가는 대전제는 관료주의라는 앙시앙레짐을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용진 전 여의도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한·미 FTA는 한국 관료들과 신자유주의가 이념적으로 유착한 결과”라면서 “사실상 노 대통령이 관료사회를 장악하지 못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자유주의로 상징되는 기업마인드, 그것만으도 ‘효율적 정부’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시민사회는 매우 정치적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권력을 비판하면서 권력지향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목표량 맞춘 획일적 구조조정” 

최근 시민사회가 제기한 이슈들은 대부분 너무 거창하고 예민한 주제만 다뤄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미 FTA, 파병반대, 대선후보 검증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사실 시민사회가 권력대항의 동원전위대(Vanguard)가 된 것이다. 이는 또 다른 행정 낭비의 요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P&R의 박태순 박사는 “민주화 과정에서 생긴 병폐”라고 지적하면서 “야당 노조 시민사회가 연결되는 과거의 민주화 카르텔이 새로운 시민사회에 걸맞게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런 부분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건전한 사회가 강화되면 정부의 기능을 민영화해야 한다. 그러나 공익사업 부분까지도 민영화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 부분은 시민사회에서 맡아야 한다. 그런 부분을 육성하는 데 정부도 노력해야 한다. 곧 정부의 기능을 이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돈과 기능을 함께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결국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건전한 정립구조(Triangle Structure)를 갖추야 한다는 얘기다. 공무원 숫자 줄이기라는 단선적 대응이 아닌 행정효율 제고라는 목표 달성이라는 복합적인 처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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